아주 유명한 영화 기생충입니다. 이번에 저와 H가 감상한 영화는 기생충입니다. 줄거리,각자의 감상평, 결말 순으로 리뷰하겠습니다. 이 게시글에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기택(송강호)은 빈곤한 김 가족의 가장입니다. 그의 아들 기우(최우식)는 친구 민혁으로부터 부자 박 가족의 과외교사로 추천을 받습니다. 기우가 박 가족의 딸 다혜(정지소)에게 영어 과외를 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기우는 박 가족에게 일하게 될 기회를 열어준 뒤, 차례로 그의 여동생 기정(박소담)이 미술치료사로, 그리고 아버지 기택이 운전사로, 마지막으로 어머니 충숙(장혜진)이 가사 도우미로 박 가족의 집에 들어갑니다. 김 가족은 이런 일들을 위해 여러 가지 수법과 거짓말을 사용합니다.
박 가족의 가장 동익(이선균)과 그의 아내 연교(조여정)는 자신들이 고용한 사람들에게는 의심의 눈초리를 하지 않고 믿음을 주어, 김 가족은 그들의 생계를 꾸릴 수 있게 됩니다.그러나 어느 날, 박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김 가족은 박 가족의 집에서 술을 마시며 지낸다. 그런데 그 집에는 또 다른 '기생충'이 살고 있었습니다. 박 가족의 전 가사 도우미 문광(이정은)이 남편 겐세이(박명훈)를 비밀리에 지하실에 숨겨두고 있던 것입니다.
이러면서 영화는 반전이 시작되고..결말은 아래부분에 설명드리겠습니다.
J의 감상
불쾌한 현실
기생충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 있다. 불쾌하다. 나 역시 그랬다. 왜 불쾌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왜 그럴까.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된 진실중에 객관적인 지표가 어쩌면 제일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지금 얼마큼의 위치에 있는지 수치로 보는 것 그것은 반박할 수조차 없으니까 말이다.
이 영화는 그래서 불편하다. 반박할 수 없는 계급의 차이를 둘로 나눴다. 그 둘의 차이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대비하여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장치 중의 하나가 냄새였다. 냄새는 사람의 감정 상태를 급격하게 바꾸는 존재이기도 하다. 향기와 냄새가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마무시하다. 특별한 향기는 그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청각과 시각만큼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거 같지는 않지만 후각은 다른 특별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냄새로 계급을 나누는 것이 서글프면서도 작품성으로는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각과 청각이 전부인 영화에서 어떻게 후각을 데려올 생각을 했을까?
그 불쾌한 기분, 불쾌한 냄새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도 잔잔하게 내 주위를 멤도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천재인가
봉준호 감독은 천재다. 기생충이란 영화는 이름에서 이 영화의 내용을 쉽게 예측할 수 있으며, 중간까지는 그렇구나, 기택네 가족들이 박사장네 가족들한테 기생하는 이야기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영화는 중간부분부터 극적을 향해가며 갑자기 장르가 일탈하듯 달라진다.
그 연출해서 소름이 돋았다. 그 부분을 보며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만들어 우리에게 반전을 선사하고 나아가 상승 하강의 구조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서로가 서로를 멸시한다.
영화의 참된 의미 중에 대표적으로 뽑는 것이 사회비판요소 즉 예술성을 담고 있어야 하며 결국은 자본주의 시장에선 돈, 즉 대중성과 흥행도 잡아야 한다.
이 둘은 어찌보면 상충관계이다. 공존하기 어렵다. 거기에 대중들은 생각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오락거리를 즐기고 싶어한다. 점점 스낵컬처가 많아지며 쇼츠플랫폼이 많아지는 이유 또한 그렇다.
그런데 그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정말 그는 천재다.
이 세계에 안에 있기란
영화에 대한 감상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이 영화 리뷰를 쓰기에 앞서 반응을 찾아봤다. 사람들은 여기서도 두 가족중에 누가 더 불쌍한지를 담론하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은 부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야기도 봤다.
뭐 감상은 자유, 한 이야기에 생각지도 못한 감상을 보고 서로 공유하며 생각의 폭을 넓혀나가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드는 생각은 속세를 떠나고 싶다. 쉽게 될 수 없는 일이란 걸 안다. 인간은 혼자 살 수도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계급의 차이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사회 집단에 속하며 같이 약속한 공동체의 규율을 따라야 한다. 어쩔 땐 대세의 의견에 따라 멍청한 의견을 수용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 모든 것에 지쳤다. 그런 생각들이 요즘 많이 든다.
어쨌거나, 기생충은 물질만능주의 천박한 자본주의 세계 안의 모든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사람들의 반응까지 이 영화의 연장선은 아닐까.
H의 감상
영화 기생충이 우리나라에 개봉하기 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알고 무조건 개봉하는 날 누구보다도 빨리 영화를 영접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기억난다. 당시 노량진에서 살고 있었을 때인데, 용산 CGV의 많은 극장 중 발받침이 있는 비싼 좌석으로 예매해서 기생충을 영접했다.
영화 맨 처음 뜨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문구가 뜬 순간 가슴이 웅장해지며, 한껏 기대를 하고 봤다. 세련된 영상미에 위트있게 전개되다가 중간부터 급변주되는 전개에 쉴 틈 없이 영화에 집중했다. 워낙 화제작에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영화인 만큼 많고, 무겁고, 딥한 내용을 다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후에 이 영화를 다시 보기를 주저했었는데, 막상 다시 보니까 그때랑 느낌이 또 다르다.
선
이 영화에서는 몇 가지 키워드가 반복돼서 나온다. ‘선’이라든가, ‘계획’이라든가.
‘선’. 몇 년 전부터 많이 들리는 표현이다. ‘선을 지킨다, 선을 넘는다’라는 표현 속에서 ‘선’이라는 개념은 좀 모호해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고, 사람마다 상대적이라고 생각해서 어렵다고 생각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기우네 가족은 선을 넘었다. 친구 민혁에게 고액 과외 알바를 넘겨 받은 기우는 짱구를 굴려 기정에게도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 다송이의 미술 선생님으로. 거기까지는 좋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진 않았으니까. 좋게 봐줘서 기택이 운전기사로 취업한 것까지도 OK. 윤기사는 대충 젊으니까 다른 일자리 알아봐도 된다치는데… 거기에서 멈췄어야 했다. 수 년째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문광까지 내쫓고 엄마까지 취업시킨 건… 선을 넘은 거지.
기우네 가족은 동익네 집에 기생충처럼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잠깐은 좋았을 텐데, 선을 넘은 순간 일이 벌어진다. 비가 억수로 오는 날, 문광이 집에 찾아왔고, 그 집에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일은 꼬일 대로 꼬여버렸다.
기택네 입장에서도 동익네 가족은 종종 선을 넘곤 했다. ‘냄새’라는 키워드를 써가며 기택네 가족을 수치스럽게 만드는데, 결국 사달이 나고 만다.
서로가 서로의 선을 넘는 기생충 속 인물들. 위에서 말했듯, ‘선’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어려운 것 같다. 나는 과연 주변 사람들에게 선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상을 받아서 좋지만
나는 영화 <살인의추억>을 굉장히 감명깊게 봤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 영화는 거의 빠짐없이 챙겨봤다. 중학생 때 살인의 추억을 영화관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그 영화가 중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심의가 났는지 의문이긴 하다.
아무튼 한국적인 냄새 물씬 나면서도 너무 재미있게 영화를 만들어서 봉준호 감독을 참 좋아했었다. 그 이후 나온 영화 <괴물>도 한강을 배경으로 한국적이고 재미있었고, 영화 <마더>도 참 좋았다. 그런데 갈수록 한국적인 냄새가 빠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기생충의 세련된 영상미와 사운드는 너무 좋았지만, ‘반지하’라는 한국만의 특수한 집 형태나 ‘대왕 카스테라’ 같은 우리나라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배경들이 나오긴 했지만… 아 .. 뭔가 아쉽긴 했다.
결말
박 가족의 아들 다송(정현준)이 생일 파티를 위해 부자들만의 정원 파티를 열게 됩니다. 그곳에는 김 가족도 당연히 초대되어 다양한 역할로 참석합니다.
그러나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지하실에 숨어 있던 겐세이(박명훈)가 칼을 들고 위로 올라와 다송을 공격합니다. 이로 인해 다송은 심장 마비 증상으로 쓰러져 비상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박 동익(이선균)은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키를 가져와야 하는데, 겐세이의 사체 옆에서 그 키를 찾으려고 할 때, 겐세이의 냄새에 대해 불쾌하게 반응합니다.
이를 본 기택(송강호)은 박 동익의 반응을 계기로 무언가 깨닫게 되고, 그 즉시 칼을 들어 박 동익을 찌르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박 동익은 사망하고, 기택은 현장에서 도망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기우(최우식)가 자신의 아버지가 지하실에 숨어 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언젠가 그 집을 사서 가족을 다시 모을 것이라는 꿈을 꾸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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