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핫한 드라마를 잘 안 본다. '더 글로리'도 그랬다. 근데 왠지 오늘은 더 글로리가 땡겼다. 더 글로리가 런닝머신 걸으면서 생기는 힘듦을 없애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힘들다
나는 잔인한 걸 잘 못 본다. 그래서 DP도 1화만 보고 그만 뒀다. 뭔가 상상이 될 만한 잔인한 장면은 1초도 보기가 힘들었는데, 더 글로리도 그렇더라. 유명한 고데기 장면도 너무 리얼했다. 실화라고 들었는데, 정말 어린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중간에 너무 마음 아파서 꺼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라니 외면하는 것 보다 직면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참고 봤다. 실제 피해자는 너무 힘들고 아픈 상처였을 것 같다.
계속 보게 되는 매력
1화 내내 어두운 장면이 많았다. 그래서 보는 내내 긴장감 있게 봤다. 근데 묘하게 계속해서 집중하게 되는 게 매력 있었다. 원래 드라마는 첫화만 보고 다음화는 귀찮아서 안 보게 되는데, 이 글을 쓰고 난 후 다음화도 볼 것 같다.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맘에 드는 연출
이 드라마에서는 캐릭터의 성격을 확실히 보여준다. 연진이는 나쁘고, 동은이는 착하다. 나쁜 건 나쁘다고 확실하게 보여줘서 마음에 든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1화는 너무 답답하지 않게 봤다. 동은이가 연진이를 어떻게 복수할지 너무 기대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 간다. 아직 어리니까 일어나는 본능에 가까운 나쁜 행동들을 대부분 마주했을 거라 생각든다. 학폭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이 자랐지만 무관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래서 앞으로 보게 될 나머지 편들을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볼 거다.
시대가 바뀌고, 전국민이 모두 약속을 취소하고 같은 시간대에 티비에서 방영해주는 컨텐츠를 보는 시절은 끝났다. 대신 누가 어디서 보든,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ott 서비스가 인기를 더 끌기 시작했다.
더 글로리는 높은 수위의 작품임에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자극적인 소재가 물론 인기몰이에 쉬울지는 몰라도 다루기는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과연 왜 인기를 끌었을까?
학교폭력, 가깝고도 먼 이야기
학교폭력은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있었고, 최근에도 꾸준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뉴스에 보도된다. 뉴스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까. 아마 셀 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처럼 수위가 높은 학교 폭력을 실제로 목격한 적은 없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땐, 물리적 폭력보단 사실 정신적 폭력을 주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저런 일이 실제로 있다고? 싶었다. 그런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장면이 있었단 사실을 알고는 충격을 먹었다.
감정이입이 좀 잘 되는 편이라 주인공이 고통스러운 드라마는 잘 보지 못한다. 그런데 눈을 살짝 감고는 어떻게든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아마도 저 악역들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두 눈으로 봐야겠다는 마음이 담긴 게 아닐까 싶다.
연기력
주연의 송혜교의 연기도 물론 대단하지만, 잘 모르는 배우들의 열연도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뉴페이스가 많았는데 다들 정말 그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초반 아역들이 역할의 중요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이 1화에서 이 작품을 계속 볼지 말지 고르니까 말이다. 그런데 문동은 역할을 맡은 정지소 배우부터 연진역의 신예은의 연기는 한순간에 나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신예은의 악마를 본 듯한 돌아있는 눈동자 연기가 일품이었다.
어쨌거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만하고 많은 사람들이 작품이 공개가 되고 밤새서 볼 정도로 대단한 몰입을 지닌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다른 학폭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꾸준히 언급되는 것도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H의 질문1_남들 다 보는 핫한 드라마를 자주 보는지?
일단 찍어 먹어본다. 취향에 맞으면 시청하고 아니면 안 본다. 그런데 요즘 시간이 없어서 보기가 힘들다.
H의 질문2_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중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다면?
재밌게 본 작품이 많다. 사실 그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가 미친 듯이 들어간 길티플레져 같은 느낌으로 상속자들을 가끔씩 본다.
H의 질문3_정말 재미있어서 며칠만에 정주행한 드라마가 또 있다면?
개인적으로 대장금을 진짜 좋아한다. 날 잡고 보면 며칠만에 정주행이 너무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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