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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영화추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

by 솔리닉__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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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 세상, 하나뿐인 내 사랑… 남편 ‘타쿠미’와 아들 ‘유우지’에게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미오’. 어느 날, 두 사람 앞에 거짓말처럼 이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미오’가 나타난다. ‘미오’와 함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타쿠미’, 그리고 엄마의 품에서 행복을 느끼는 ‘유우지’. 하지만 ‘미오’는 비의 계절이 끝나면 떠나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는데… 가족의 특별한 비밀, 그리고 사랑이 만든 기적 같은 순간….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평점
9.3 (2005.03.25 개봉)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다케우치 유코, 나카무라 시도, 다케이 아카시, 미야마 카렌, 나카무라 카츠오, 이치카와 미카코, 마츠오 스즈키, 코히나타 후미요, 아사리 요스케, 유


로맨스에 판타지 세방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나의 몇 안 되는 최애 로맨스 영화중에 하나이다. 클리셰로 가득한 로맨스의 이야기는 거의 비슷하게 느껴진다. 등장인물의 직업이나 시대가 조금 바뀔 뿐이라, 남녀가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에 많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로맨스에 판타지가 첨가됐다. 그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 빼고 봄, 여름, 가을이다. 여름 VS 겨울하면 많은 사람이 겨울 고르지만 내경우에는 여름을 고르는 편이다. 그 정도로 여름의 활기찬 생동력을 사랑한다.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해는 길어 생명체가 모두 활기를 띄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주요 계절 바로 여름이다. 그 때문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더 좋게 느껴지는 이유일 수 있다. 미오는 아들인 유우지에게 장마가 내리는 초여름의 어느날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떠난다. 그녀는 정말로 장마가 시작하던 여름날 남편인 타쿠미와 아들에게로 돌아왔다. 단 기억을 잃은 채로 말이다. 과연 무슨 일 때문에 죽었던 미오가 돌아왔을까? 기억은 왜 잃었을까? 보는 내내 궁금하게 하며 아련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가갈수록 멀어진다

‘한 발 다가가면 두 발 도망가는’ 노래 가사가 있다. 사랑해서 그들과 함께하고 싶지만, 함께하려고 할수록 멀어져야만 하는 비극이 너무 좋다. 약간은 변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망한 사랑, 모순된 속성, 원할수록 가질 수 없는 거 이런 거를 내가 너무 좋아한다. 최애 작품들도 다 저런 종류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저런 속성이 있어야 나의 최애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완벽하게 나의 취향을 탕,탕,탕 저격한 작품이다. 미오가 영화 맨 마지막 선택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본인이 죽을지 알면서도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찾아간 사랑. 잠깐이여도 그들을 만나고 싶어서 선택한 사랑이 너무 아련함을 넘어 숭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인 걸 알면서도, 터무니 없는 판타지가 아니게 느껴졌고 나에게 볼때마다 눈물을 흘리게 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영화는 많이 들어봤는데, 왠지 별로 끌리지 않아서 지금까지 보지 않았다. 그냥 재미없는 로맨스일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포스터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싶다. 나에게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 포스터였다. 아마도 J가 이 영화를 선정하지 않았다면 나는 계속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채로 쭉 살아가지 않았을까싶다.
막상 보니까 남녀의 이야기뿐 아니라 가족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아역배우가 너무 귀엽고 생각보다 판타지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그 사람의 빈자리, 짠함

미오가 떠난 후 타쿠미네 가족은 뭔가 엉성하다. 타쿠미는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출근하고, 유우지에게 맛이 없는 요리를 내어준다. 엄마가 없는 티가 팍팍나는 타쿠미네 가족. 가족이 한 명 더 있었다면 타쿠미의 어설픔은 좀 채워져있을 텐데. 그에 비해 씩씩하게 어린 나이에도 집안일 척척해내는 유우지가 의젓해보였다. 뭔가 이 두 부자 짠해보였다. 그리고 좀 타쿠미에게 싫기도 했다. 누군가가 없어도 혼자 잘 해내라구!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쓸 데 없는 것, 후회

타쿠미는 미오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며 후회한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타쿠미가 답답하다. 왜 이렇게 용기가 없고 주저하고 망설이는지. 그러면서 후회는 실컷한다. 왜 이제 와서 후회를 하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간다. 나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라 지나간 일은 잘 기억하지 않고, 잘 잊어버린다. 그래서 나 살기에는 좋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들었다. 두고두고 후회할 만한 그런 진한 사랑을 안 해봐서 그런걸까. 아무리 잘해주고 사랑을 줘도 아쉽고 부족한, 그런 사랑을 아직 안 해봐서 그런 후회가 없는 걸까.

비의 계절

엄마가 돌아왔다. 미오가 돌아왔다. 장마가 시작되며 1년 만에 돌아온 미오.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점차 타쿠미네 가족에 스며들어 세 가족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유효기간이 있는 비의 계절을 세 가족은 소중하게 보낸다.
'시간'이란 유효하다. 누구에게도 공평한 '시간'. 그런데 이것을 자주 잊곤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언젠가 해야지' 라는 안일한 마음이 되곤 한다. '비의 계절'이라는 개념을 나한테도 적용해 시간을 소중하게 써야겠다. 그리고 순간순간을 진심을 다해서 써야겠다.

미오가 '지금' 타쿠미와 유우지를 만나러 간 것처럼.



H_타임슬립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J_좋아하지는 않는데 막상 보면 되게 감동적이다.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장르인 것 같다.


J_영화에서 가장 기억남는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 궁금하다
H_유우지가 인형을 거꾸로 매다는데, 그 인형들이 자꾸만 늘어가는 장면들. 시간을 늘리고 싶은 유우지의 마음이 잘 느껴져서 마음이 짠했다.


J_만약 H가 그리워하는 누군가가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미오처럼 돌아온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H_너무 반가울 것 같다. 타쿠미처럼 후회되는 사람은 없지만. 내가 그리워하는 누군가가 돌아온다면 진심을 다할 것 같다. 말이든 행동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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