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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드라마 알고 있지만 1화 리뷰

by 송거부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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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지만,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의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시간
토 오후 11:00 (2021-06-19~)
출연
한소희, 송강, 채종협, 이열음, 양혜지, 김민귀, 이호정, 윤서아, 정재광
채널
JTBC

 

 

H_작년 여름, 나는 드라마 '알고 있지만'에 푹 빠졌다. 내가 처한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서 과몰입했다. 물론 나는 '유나비'가 아니고 상대방도 '박재언'은 아니었지만. 구남친과 헤어진 것, 새로운 남자를 만난 것. 나의 이야기를 들은 동료가 알고 있지만 아냐며, 한번 봐보라고 해서 봤다.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첫 화를 보자마자 과몰입이 시작됐다. 유나비병에 걸려 한동안 이 드라마를 애청했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 관련된 댓글들도 엄청 봤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생 때 한번씩은 겪어봤다고 하던데... 나는 이 나이에 겪었다.

 

살면서 한번쯤은 박재언 같은 남자를 겪어보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고, 작년에 만났던 그 사람이 나의 최근 일상에 굉장히 커다란 영향을 주었기에 J와 함께 보고 싶었다.

 

구남친, 가스라이팅, 이별

1화의 첫부분에 나비의 전연애가 나온다. 나는 나비의 구남친썰을 보면서 울었다. 나의 구남친과 비슷해서. 나의 구남친도 가스라이팅을 했고, 나에게 과한 것을 요구했다. 나비처럼 '좋아하니까' 그에게 맞췄다. 나비가 피자를 그에게 떠주는 장면, 네일아트 지적에 눈치를 보는 장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장면 등등 나와 비슷한 연애를 한 것 같아 눈물이 났다. 나비가 어떤 마음으로 구남친을 대했는지 너무 이해가 간다. 좋아하니까,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참아주고 이해해줬을 것 같다.

그런데 남녀관계에서는 그런 '착함'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다. 기껏 참아주고 배려해줬더니 뒤에서 딴 짓을 한 나비의 구남친처럼은 아니지만, 나의 구남친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결국 차이듯 차버렸다.

이별 후에 심리상담을 받을 정도로 자존감이 박살나고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근데 나비도 그랬듯, 얼마 안 가 매력적이면서도 해로운 남자애를 알게 되었다.

 

매력남 ‘박재언’

'박재언'이라는 인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이런 남자가 나타난다면 만날 것인가?부터 아니야, 여자가 너무 많아. 근데 재밌을 것 같긴해. 등등 벌써 몇 문장의 생각을 하게 해주는 걸 보면 나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이다.

박재언은 분명 나비를 가지고 놀고 있다. 내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작년에 내가 처한 상황을 좀더 객관적으로 보게 해줘서 고맙기 때문이다. 내가 알게 된 그 남자애가 했던 말과 행동들을 박재언이 하고 있었다. 나는 나비처럼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했었다. 어떻게 하면 더 자주 마주칠지 궁리했고, 그의 연락을 기다렸고, 만나면 어쩔줄 몰라했다. 박재언이 여유있었듯, 그 남자애도 여유있었다. 뭐... 다 알았겠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나쁜 남자의 특징?!

내가 겪었던 그 남자애와 드라마 속 박재언을 보니까 공통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첫번째, 모호한 표현. 박재언은 말을 다 하지 않는다. 예쁘다고 말하는데, 뭐가 예쁜지 주어를 생략해서 나비를 헷갈리게 한다. 나비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게 유나비인지 지가 키우는 나비인지는 박재언만 안다. 이런 식으로 떡밥을 계속 주니까 나비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건 유죄다.

두번째, 인기가 많다. 박재언은 어딜가나 인기가 많다. 사람들 사이에서 아우라가 있다. 내가 봐도 그런데 남들도 치켜세워주면 나도 모르게 박재언의 가치는 높아진다.

세번째, 바쁘다. 박재언은 만나기가 힘들다. 단톡방에서 말도 없다.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니까 머리 속에서 상상만 더 커진다. 여자가 많은 것 같은데, 여자를 만나나? 인기 많으니까 약속도 많겠지. 자꾸만 생각하게 만드니 그에 대한 감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시 봐도 재밌는 드라마 '알고있지만' 나의 도파민이다. 폭풍이 다 지나가고 나서 고요한 상태라 그런가. 지금의 마음 상태라면 박재언같은 인물, 겪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매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캐스팅이 완벽한 드라마

J_웹툰이 드라마화가 되면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싱크로율이다. 드라마 제작진은 웹툰을 제대로 본 것은 맞나 싶을 정도로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면에 있어서 알고있지만은 완벽한 캐스팅이었다고 다들 말했다.

하지만 난 처음에 완벽한 캐스팅을 보고도 이게 드라마화해도 될까 싶었다. 내용이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너무 단조롭고 치명적이기 하나 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웹툰으로 먼저 봤었기 때문에 드라마로 되기엔 내용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 때문에 흥행에는 실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비를 어떻게 말려야 하나?

사실 나도 똑같다고 하기엔 어렵지만 조금은 유사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잘생긴 애가 마치 나랑 썸 타는 착각을 만들어 놓고는 얘가 그 사이에 다른 사람이랑 잘 되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그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하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여기서 연락하거나 구질구질하게 굴고 두 사람이 잘 못 되길 바라면 나는 더 비참해질 것이란걸.

그래서 이를 꽉 깨물고 참았다. 절대 연락을 하지 마. 눈도 마주치지 마. 아무렇지 않은 척 진짜 덤덤하게 행동했었다. 그 뒤로는 남자를 돌처럼 대했다.

알면 참아야 한다. 사실 알고 있으면서 하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불이 뜨겁다고 말해줘도 불에 손을 넣고 다쳐야 아는 사람이면 말릴 수가 없다.

나비가 아마 내 친구였다면 나는 적어도 두 번 정도는 말렸을 것이다. 근데 그 이후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면, 뭐 어쩌겠는가. 나중에 불에 화상을 입고 나서 병원 정도는 같이 갈 수 있을 거 같다.

 


 

H_질문1 박재언같은 인물을 겪어본 적 있는지.

저 정도로 잘생긴 인물을 일단 본 적이 없다. 근데 하는 짓이 비슷한 사람은 있는데, 지 잘난 맛에 사는 애라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더라.

 

H_질문2 박재언같은 인물과 살면서 엮이게 된다면?

저런 인물이랑 이성적으로 엮인다면 도망가야 한다.

 

H_질문3 송강의 연기는 어땠는지. 나는 개인적으로 감정 없어보여서 박재언이라는 인물과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냥저냥 봤다. 사실 송강이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박재언이란 캐릭터가 엄청난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약간 신비스러운 느낌이 있을수록 연기하기가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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