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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넷플릭스 다큐 - 소셜 딜레마 감상

by 송거부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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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딜레마
사회적 문제가 된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 무엇이 문제일까? IT 전문가와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창조한 기술의 이면을 다룬 다큐멘터리
평점
9.2 (2020.01.01 개봉)
감독
제프 올롭스키
출연
-

 

소셜 딜레마 감상

 

 

요즘 SNS에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 마침 넷플릭스에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를 발견했고, J와 함께 볼 영화로 선정했다. 이 다큐를 다 보고나니 어쩌면 나의 이런 마음을 넷플릭스한테 들켰을까 생각도 든다.

 

 

생각보다 정교한 알고리즘

 

H_나는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담당자로 일을 하고, 개인적으로도 인스타그램을 자주 이용해서 이 다큐에서 이야기하는 게 어떤 건지 잘 와닿아서 재미있게 봤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 내에서 피드를 쭉 내리다가 눈에 띄는 피드를 자세히 보거나, 더 알아보기 버튼을 누르면 그 이후로 비슷한 콘텐츠가 내 인스타그램 피드에 쭉 뜬다.

그런데 다큐를 보다보니 조금 소름 돋기도 했다. 단순히 내가 머물었던 콘텐츠와 광고를 누른 피드와 비슷한 콘텐츠를 띄워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머무는 체류시간을 길게 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알고리즘은 좀더 정교하게 내가 하는 행동들을 수집하고 파악해, 그것이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움직이게끔 하고 있던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원하는 것, 체류시간과 광고 노출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서 나에게 정확히 타게팅하고 있다는 점에 소름이 돋았다.

 

 

27억개의 트루먼 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과거보다 훨씬 쉽게 보여주는 것이 편리하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다. 굳이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알아서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딱 띄워주니까.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다큐에서도 표현했듯, 거대한 매트릭스 안에 갇혀 SNS에서 띄워주는 것만 보고 있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SNS가 보여주는 정보만을 보며 고립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되었다.

 

이런 알고리즘의 시대에 자신만의 기준을 확고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선동되기 너무 쉬운 세상이라, 요즘 유행하는 생각들에 쉽게 잠식되어 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SNS의 장점과 나만의 가치관을 적당히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J_사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 내가 했던 행동에 놀랐었다. 핸드폰에 너무 의존하는 느낌이 들어 일 년에 아주 가끔 하는 디지털 디톡스를 하려고 했다. 핸드폰을 꺼두고 소셜딜레마를 재생하자 나는 조금 놀라고 말았다. 어떻게 이렇게 타이밍이 딱 맞을 수 있지?

도파민 중독

도파민에 중독되어 버린 내가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로 점점 집중력을 잃어갔다. 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내 생각에 쇼츠와 틱톡이다. 짧은 영상, 길게 집중할 필요가 없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은 길게 무언가를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졌다. 참을성을 잃어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단시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다. 핸드폰을 보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사람의 이런 심리를 자극하는 콘텐츠들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가 소셜딜레마에 나오고 보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자본주의 시장과 인터넷

자본주의 시장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 많은 부를 축적하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많은 돈을 소유하는 자가 승자가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이 되지 않는 기술과 분야는 사장된다. 이 때문에 환경오염이 더 가속화된 것은 아닌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서 독서 소모임에서 이러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때 소모임에서 나왔던 결론은 소비하지 않는 것. 환경 친화 제품도 좋지만, 더 효과적인 것은 소비하지 않는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사람이 물건이 되어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는 불특정 다수 셀 수 없이 많은 전 세계인이다. 마을에서 장사하던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부를 기회만 있다면 손 쉽게 거머쥘 수 있는 사회로 변했다.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드리기 위해 무분별하고 제한이 없는 시스템이 24시간 매일 가동된다.

고등학생 때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나도 그 당시에 자제하기가 많이 힘들었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처음부터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니 이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영상을 보며 느꼈다.

돈이 전부인 세상이 되다 보니 인문학 같은 중요한 것들은 놓쳐버리게 됐다. 물질 만능주의 돈이면 모든 게 가능하다라는 말이 실제로 진실처럼 느껴지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과학 기술 발전은 원래 죄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좋지 못한 파급력이 생겼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알림 설정을 꺼라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가끔 인스타그램 정도를 하는데 그마저도 거의 안 하는 것과 같다. 매번 그렇게 업로드하는 것이 나와 맞지 않았다. 그리고 알림창이 잔뜩 뜨는 것이 나와 맞지 않아서 매번 알림 설정을 받겠냐는 어플의 말에 거절했었다.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 나를 지켰던 행동 같다는 생각했다.

이번 다큐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다시 정리된 기분이 들었다. 인터넷은 많은 사람과의 소통이 가능한 도구이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나만의 생각에 갇히는 진정한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도 있다.

하루 하루 인생을 살수록 제일 중요한 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의식적으로 내가 어디에 치우친 것인지를 판단하고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셜딜레마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소셜 딜레마를 다 시청하고 밑에 나와 맞을 거 같은 영상을 넷플릭스가 추천해줄 때 약간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다음에는 나와 맞지 않을 거 같은 콘텐츠를 골라 볼 생각이다.


H의 질문 1_나는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유저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보여지는 콘텐츠와 광고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J는 어떤지 궁금하다.

J_나도 그렇다. 위에 SNS를 잘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유투브는 프리미엄을 쓸 정도로 많이 본다. 어떤 유투버가 간 식당이라면 왠지 가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본다. 정말 지구촌에 문명화된 사회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다.




H의 질문 2_이 다큐를 보면서도 사람의 심리를 아는 게 세상 살 때 유용한 것 같다. 여유가 된다면 인간심리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J는 인간심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J_친구중에 심리학과를 나온 친구가 있다. 그 친구에게 가끔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친구가 알려주기도 한다. 이번 다큐에서 나왔던 알림과 관련된 인간 심리에 대해 이전에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 인간은 카톡이나 메시지가 오는 것을 보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것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H의 질문 3_인터넷에서 보자마자 사고싶다고 생각했던 광고가 있었는지. 나는 인스타그램 광고에 혹할 때가 많다.

J_화장품 광고를 보면 그렇다. 그냥 사기같긴 한데 저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나 싶어서 클릭을 해보곤 한다. 누르면 다 거짓말이란 걸 눈치채고 나오지만, 궁금하긴 하다. 그런데 한 번 누르면 계속 떠서 진짜 누른 걸 후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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