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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지브리 에니메이션 _마녀배달부 키키 감상

by 솔리닉__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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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배달부 키키
13살 초보마녀 키키의 아주 특별한 마법 같은 모험! 사랑스러운 초보마녀 ‘키키’는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빗자루를 타고 마녀 수련을 떠난다. 항구 마을에 불시착한 키키는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지만, ‘배달’에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본격적인 마법 수련을 시작하는데…
평점
8.1 (2007.11.22 개봉)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타카야마 미나미, 사쿠마 레이, 토다 케이코, 야마구치 캇페이, 카토 하루코, 세키 히로코, 이노우에 키쿠코, 도이 미카, 후치자키 유리코, 아사이 요시코, 하시 타카야, 노부사와 미에코, 미우라 코이치, 니시무라 토모미치, 야마데라 코이치, 츠지 신파치, 오오츠카 아키오, 코바야시 유코, 사카모토 치카

 

마녀 배달부 키키 감상 

 


평범한 마법소녀 키키

J_마법소녀하면 생각나는 화려한 변신이나 스킬이 키키에게는 없다. 키키의 능력은 고양이와 대화가 가능하고 빗자루를 타는 정도이다. 키키의 어머니처럼 마법약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이렇게 평범한 키키는 어머니처럼 마법사가 되기 위해 마녀가 없는 마을로 떠난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 도착하지만 일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도 평화로운 도시 속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적응해 간다.


내가 키키를 처음 봤을 때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화려한 모습의 마법사가 익숙한 내게 키키는 귀엽고 어린 소녀였다. 마법 지팡이를 쓰지도 않고 빗자루를 타긴 해도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마법사라는 특별함에도 친근하게 다가와서 잔잔하고 평화롭게 키키를 감상할 수 있었다.

성장통의 아름다움

악역은 없고 개인의 성장통만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갈등이다. 우리는 살면서 만나는 여러 고난 중 가장 해결하기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게 자신의 고민은 아닐까 늘 생각한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도 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내 의지만 있으면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그게 그렇게 쉬웠다면, 왜 다들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시험에서 낙방하겠는가. 그게 제일 어려우니까 그런 것이다.


어쨌거나 키키가 그런 성장통을 겪은 것이 너무 가여웠다. 마법사로서 정체성이 강했던 그가 마법능력을 잃어 슬퍼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늘 아프다. 그렇지만 결국엔 극복을 해내고 톰보를 구하는 장면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마지막 지지의 말을 끝까지 알아듣지 못하는 연출은 사람마다 해석하는 것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그 장면은 성장의 흉터라고 느꼈다. 우리는 성장하면 반드시 얻는 것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잃는 것도 생기기 마련이다. 잃는 대신 새로 얻는 게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비워내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지와 소통하는 걸 잃은 대신 키키는 톰보라는 친구를 얻었다.


다른 말이지만 키키를 보면 내가 참 타락했다고 느낄 때가 많다. 키키의 능력을 보고도 마을사람들이 놀라기만 할 뿐, 이용해 먹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 다들 어쩌면 그정도로 친절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면 슬프지만 키키의 빗자루를 타는 능력 때문에 판타지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 때문에 판타지라고 느낀다.



H_요즘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상황이 오든 마음 먹기에 따라 그 상황은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몇 달 간 마음이 약해져 있어서 힘들었는데, 여러 고민 끝에 내린 요즘의 결론이다.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면서도 또 한번 느꼈다. 애니 초반부에 나왔듯 중요한 건 마음가짐!

 

로켓 추진력 키키

 

키키는 마음 먹으면 그대로 실행하는 로켓 추진력을 가졌다. 보름달이 뜰 때 독립하겠다는 생각으로, 보름달이 예쁘게 뜨자마자 바로 독립해버린다. 하고 싶은 것도 명확하다. 스스로 살아갈 마을로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라고 딱 정해져있다.


요즘 나에게 이런 키키는 너무 부러운 캐릭터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앞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중에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게 명확하고 생각한 대로 즉시 실행에 옮기는. 예전에는 나도 이랬던 것 같은데, 초반에 활활 타오르는 나의 의지는 어느새 꺾여, 지지부진해 진 일들만 쌓여 이제는 선뜻 시작을 잘 못하겠다. 키키는 자신이 시작한 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도 있는 것 같아 부럽다.


키키의 성격도 부럽다. 나도 높은 텐션이었는데... 어느새 흑화되어서 요즘은 조용하다. 키키의 밝고 명랑한 성격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나도 얼른 텐션 되찾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눠주고 싶다.

노동의 가치

키키에서도 '노동의 가치'는 강조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가치인 것 같다. 키키는 묵찌빠 빵집에 사는 대신 일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우르슬라를 만났을 때도 그녀가 인형을 고쳐주는 대신 키키는 그녀의 집에서 일을 한다.


요즘처럼 노동의 가치가 경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노동의 가치는 색다르게 다가온다. 불로소득, 알아서 돈이 되어 내 통장에 꽂히는 자동화에 요즘 사람들은 엄청난 관심을 기울인다. 나도 불로소득을 쫓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꼭 '돈'이 아니더라도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의 의미와 가치는 중요한 것 같다. 노력하지 않아도 결과물로 돌아오는 것이 나에게 어느정도의 의미가 될까.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완성해 낸 작품 등 내가 노력하고 고민한 결과를 얻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순간 열심히 고민해서 써내려간 이 글이 언젠가는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겠지?

존재의 이유

존재의 이유. 토이스토리3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지금도 이 테마에 대해서 여전히 고찰하고 있다. 비행선의 등장으로 키키는 자신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마법이 없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키키는 하늘을 날며 사람들의 소중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배달하며 기쁨을 얻었다.


그렇듯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하늘을 날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키키이듯, 나는 세상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J_ 키키에 관해서 내가 놀랐던 사실이 몇 가지가 있다. 1989년 작품이라는 것과 키키 성우가 명탐정 코난 일본판 성우랑 동일인물이라는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정말 놀랐던 사실들이다. 이 사실이 H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H_전혀 매치가 안 되는데 놀랍다. 성우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 목소리가 이 캐릭터도 했다고? 라고 놀랄 때가 많다. 목소리로 연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맞는 것 같다.


J_마녀 배달부 키키의 친구인 지지의 목소리가 결국 엔딩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이것에 대해 해석이 다른데 H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H_어린 키키가 영이 맑아 지지와 교감이 되었던 것 갇다. 그러다 키키는 성장을 하게 되고 결국 어른이 되어가면서 더이상 동물과 교감이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성장의 장치를 그렇게 둔 게 아닐까?


J_나는 성장이라는 건 청소년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살면서 겪는 것이라고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H는 최근 어떤 성장통을 겪었는지 궁금하다. 극복을 했다면 어떤 계기로 극복했는지도 궁금하다.

H_지금까지는 눈앞에 즐거운 것들을 쫓으며 살아왔다. 오늘이 즐거워야 내일도 즐겁다는 생각에서. 그런데 요즘은 좀더 먼 미래를 계획하게 되는 것 같다. 이유는 좀더 내가 잘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이 성장통은 조금 더 지속되지 않을까싶다. 지금 겪는 성장통은 꼭 겪어야만 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해서 차라리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언젠가 깨달음을 얻으면 나는 더 성장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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