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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홀로리뷰

악역이 없어 편한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줄거리 결말 포함)

by 솔리닉__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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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가 올 겨울에 봤던 드라마입니다. 방영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못 보다가 겨울이 되서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추운 겨울날 따뜻한 여름의 드라마를 보니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그러다 이번 여름에 조금씩 정주행을 하고 가을이 되서야 리뷰를 쓰네요.

 

먼저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는 열일곱에 사고로 코마에 빠져서 서른에 깨어나게 된 여자주인공과 서른이지만 과거의 사고로 인해 상처를 가진 남자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끔찍한 사고로 인생이 뒤틀려버린 두 남녀가 만나, 또 다른 행복의 문을 있는 힘껏 열어보려 함께 애쓰는 이야기다' 라고 기획의도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줄거리는 리뷰 내용에 담고 있습니다. 결말은 끝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등장인물 관계도

 

주요 등장인물은 이렇습니다. 다들 개성이 있고 극이 흘러가는데 재미를 더하는 인물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악역으로 변할 것 같은 인물들도 결국은 반성을 하고 주인공들의 사이를 곤란하게 하는 악역은 없습니다.

이야기에서 악역이 없다면 밍숭맹숭 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잖아요? 단조롭기만 해서는 서사가 있는 이야기를 쓰기가 어렵고 흥미를 끌기가 쉽지 않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맨스를 잘 보지 않는 저조차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가 뭘지 그 포인트를 생각하며 리뷰를 써보았습니다.

 

 

1. 과거의 비밀

 

첫번째는 과거의 비밀, 두 사람은 13년전 이미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공우진’은 여자 주인공인 ‘우서리’를 짝사랑하지만 서리를 그의 친구인 ‘노수미’로 오해하죠.

 

그림을 전공했던 우진은 서리와 친해지고 싶어서 그녀의 인상 깊었던 모습을 기억해 그림을 그리고 항상 지니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서리가 먼저 우진에게 말을 걸어 둘은 버스에서 대화를 처음 나누게 됩니다.

 

서리가 먼저 말을 걸자 우진은 무척이나 당황을 하고, 여기서 문화센터를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는 서리에게 우진은 대답해줍니다.

 

청안역에서 벨을 누르는 소리를 들은 우진은 그걸 당연히 서리가 눌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서리에게 꼭 그림을 전해주고 싶어서 청안역이 아닌 청안사거리에서 내리라고 말을 했지만, 결국 그림을 전해주지 못합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서리의 키링이 가방에 붙어있었죠. 그는 그것을 전해주기 위해 다음 정거장까지 뛰어가던 중 서리가 탄 버스의 추돌사고를 목격하게 되죠.

 

 

그 사고의 사망자 명단에 노수미를 보자 우진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서리의 이름이 노수미인 줄 알고 있으니까요 ㅠㅠㅠ

 

우진은 자신이 사거리에서 내리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럴 일이 없었을 거란 생각에 괴로워합니다.

 

그렇게 13년 흐르고 코마상태에 빠져있던 서리는 깨어나게 되고 우연하게 우진이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세월은 너무 흘렀고 둘은 과거에 버스에서 만났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여기서 보는 내내 우리는 궁금해집니다. 언제 우진이가 서리가 노수미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까? 알게 되면 둘은 계속해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언제 알아차릴까? 계속해서 궁금해지고 또 걱정이 되죠. 그래서 악역이 없어도 뒷 내용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2. 동거의 법칙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성별에 관계없이 중요인물들이 같은 집에서 우연한 계기로 동거를 하게 되는 걸 좋아합니다. 내용을 진행함에 있어 이건 꽤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서로 같이 생활하는 건 정이 쉽게 들도록 하니까요.

13년만에 깨어난 서리는 사고가 나기 전에 살았던 집으로 찾아갑니다. 그러나 너무 세월이 오래 지난 탓에 키워주시던 외삼촌과 외숙모는 사라졌습니다.

 

어릴 때 키우던 강아지 팽만을 제외하고 많은 게 변해있었죠. 그러나 갈 곳 없는 서리를 우진과 유찬이는 쉽게 내쫓지 못합니다. 그렇게 외삼촌을 찾을 동안 이 집에서 지내라고 하죠.

 

그렇게 해서 둘은 같은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 그 뒤엔 당연히 같은 집에서 생활하면서 정이 들죠. 이게 정말 좋았던 거 같아요. 서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고 마음을 닫은 우진이 계속해서 서리가 집에서 생활하는 게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은 허락을 했다는 게 말이죠.

 

 

 

 

 

3. 삼촌은 어디에 있을까? 태형은 과연 서리를 언제 찾을까?

제니퍼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계속해서 궁금증을 만드는 또 다른 장치는 조연들입니다. 사고는 13년전에 발생했는데 우진이의 아버지가 집을 구매한 건 11년 전입니다. 과연 2년간 무슨 일이 있었고 삼촌과 외숙모는 어디갔을까.

 

 

태형은 서리의 또 다른 소꿉친구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서리를 좋아해 사고를 당한 그녀를 위해 4수를 해서 의사가 되었죠. 대단한 순정을 가진 태형은 하필 해외봉사를 간 사이에 서리가 깨어나 그녀를 놓칩니다. 이렇게 명함을 다른 가족들에게 전해주지만 서리가 오해를 하는 바람에 둘은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계속 찾아다니지만 좀처럼 만나지 못합니다. 잔인하게도 계속 어긋나게 됩니다. 언제 어떤 순간에 만나게 될까? 그 생각을 가지고 계속해서 드라마를 봤습니다.

 

두 번째, 제니퍼입니다. 처음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캐릭터로 가족들을 잘 돌보고 유능한 가사도우미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연이 있다는 걸 계속 암시하더라고요.

 

세 번째로는 누가 과연 서리의 병원비를 내고 있을까였습니다. 언제가부터 서리의 병원비는 입금되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계속 기다릴 수가 없었죠. 이모와 이모부의 행방을 알 수 없었고요.

 

병원에서 더는 기다릴 수 없을 때 병원비가 다시 입금되기 시작했습니다. 보낼만한 인물이 없는데 누구인지 알 수가 없죠.

 

 

4. 신선한 캐릭터

 

우진의 오랜 친구 강희수입니다. 저는 이 캐릭터를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희수가 우진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우진이 은둔생활을 할 때 옆에서 계속 연락을 하니 뭔가 희수가 우진에게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초반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치인 몇 안 되는 조연캐릭터중에 한 명입니다.. 다음은 강희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고찰을 해볼 생각입니다. 

아 이제 삼각관계로 가는 건가? 했는데 아뇨... 그 누구보다 둘 사이를 위해 힘써주고 서른이긴 하지만 고등학생 같은 서리를 언니처럼 잘 챙겨줍니다. 저는 정말 희수 캐릭터가 신선하고 좋았아요.

 

 

결말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드라마의 결말은 우진과 서리가 17세 때 버스에서 만난 적이 있으며, 우진은 서리의 덜렁거리는 모습에 반해 좋아하게 됩니다.

 

그 후 우진은 서리에게 고백과 함께 그림을 전달하려고 하지만, 실수로 잘못된 길을 알려주는 바람에 서리가 사고를 당한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리는 트라우마를 갖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진은 어느 날 현재의 서리가 과거에 만난 그 서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서리 역시 당시 우진을 좋아하고 있었으며 지금의 우진이 과거의 우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서로에게 달려갑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둘은 서로가 좋아하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서리는 다시 좋은 기회로 바이올린 유학길에 오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을 찾게된 서리는 음악치료사가 되기 위해 한국에 남고 대학에 입학하여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합니다. 

 

 

여름의 싱그러운 느낌이 물신나는 기분 좋은 드라마

 

여름하면 생각나는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이 꼽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제작진이 연출을 맡아서인지 이 드라마도 역시 여름의 청량감이 아주 잘 표현됐습니다.

 

저는 드라마나 독서는 쉬기 위해서 하는 편인데, 자극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들은 힐링이 된다기 보단 기가 빨려서 재밌긴 하지만 많이 힘들더라고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보고만 있어도 휴식이 되고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유찬이와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다루지 못했네요. 저는 유찬이가 있어서 서리가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열일곱에서 서른으로 가야만 하는 서리의 등불 같은 존재였다고 봅니다.

 

무슨 일이든 아무런 준비없이 갑자기 어려운 일을 하려면 어렵잖아요. 서리가 진정한 서른이 되기전, 열일곱이라는 마침표를 찍기까지 같은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그녀가 혼동스럽지 않도록 도와준 인물입니다. 열일곱으로서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인물로 말이죠. 그리고 서리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라 더 아련하고 풋풋했어요.

 

결말에 서리의 선택도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외국으로 가고 시간이 흐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서리가 찾은 지금의 행복이 뭔지 진정으로 알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진과 서리, 두사람이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과거의 아픔을 극복해내고 기획의도처럼 새로운 행복의 문을 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뭉클해졌습니다. 언제 보아도 좋은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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