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여행을 가고싶다고 말한다.
'박하경 여행기'는 그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작품이다.
J의 생각
머리가 터져버릴 거 같아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다. 일이며, 원하는 거든 어느거 하나 내 뜻대로 잘 따라주는 게 없는 듯하다. 아무리 그런 게 인생이라지만, 잔인하다고 매번 느낀다.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고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여행을 가는 걸 보면서 나도 여행을 가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하경이도 그런 마음으로 떠난 것이 아닐까. 여기 더 있다간 폭발할 거 같아서.
조용한 모든 것
조용한 장소 조용한 사람 조용한 모든 것, 하경의 첫 여행지는 고요했다. 시끄러운 내면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수행을 하는 내내 잡다한 생각이 하경을 감싸며 그는 좀처럼 집중하지 못 했다. 요즘 유행하는 책이 도파민네이션,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데 현대인들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장면 같았다.
우린 과잉 생산되는 미디어 속에 허우적거리며 산다. 뇌를 쉴 시간은 주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가벼운 컨텐츠들 소비한다. 깊이 있는 사고는 없고 미친듯이 도파민 중독만을 찾아 쫓는다.
그럴 땐 몸을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경이가 수행중에 뛰쳐나와 정아와 정처없이 걸은 것처럼 말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모르는 장소를 정처없이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여덟개의 에피소드가 지역별로 분할되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경이의 여행기를 보며 당장 떠나지 못하는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H의 생각
마음 내다버리기. 박하경여행기의 1편 제목이다. 요즘 마음 비우기에 노력중이라 관심이 확 갔다. 잔잔하지만 쿨한 연출이 마음에 들었던 박하경여행기 1편. 하경이 정류장을 잘못 내리는 것부터 P인 내 여행 스타일과 좀 닮은 박하경의 하루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 내다버리기
나의 마음 속엔 내가 너무 많다. 일 잘하는 나, 돈 많은 나, 예쁜 나 등등. 그래서 내 마음 속엔 숙제 같은 짐이 많다. 자기계발도 해야하고, 돈도 벌어야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너무 많은 건 없는 것과 같다고. 내 마음 속에 짐이 많으니까 이룬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이거 조금, 저거 조금 하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속 시끄러운 적이 많았다. 내 삶이 불만족스러울 때가 많았다. 요즘은 그런 내 마음이 힘들고 지쳐서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작은 것만 마음 속에 담기로.
내가 싼 짐은 내가 메야 한다. 하경이 여행 짐을 단출하게 쌌듯, 나의 긴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마음의 짐을 단출하게 해야겠다. 그래야 안 지치고 오랫동안 걸을 수 있겠지.
비빔밥
하경은 템플스테이에서 비빔밥을 먹는다. 누구나 아는 재료로 만든 비빔밥인데, 하경은 별 거 아닌데 왜 이렇게 맛있냐며 의아해한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게 낯선 곳에서 만나면 그 가치가 더욱 빛이 날 때가 있다.
하경은 소설가와 동정오룡이라는 차를 함께 마신다. 차가 너무 맛있어서 특별한 차인지 물어본다. 스님은 보통이라고 말한다. 알고 보니 정말 특별하지 않다. 인터넷에서 샀다고.
비빔밥이든 동정오룡 차든 별 게 아닌 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하경이 특별하게 느껴서다.
이 장면을 보면서 느꼈다. 역시 중요한 건 마인드다. 특별한 건 별 게 아니다. 내가 특별하게 생각하면 특별한 게 되는 거다. 마음 비우기와 더불어 내가 가진 것을 소중하게 바라봐야겠다.
나만의 즐거움
하경은 혼자 절 근처를 돌아다니다 길을 잃게 된다. 그러다 묵언수행을 하는 정아를 만나고, 정아가 가던 길을 함께 간다.
정아가 가는 길은 정아만의 루틴이 아니었을까. 햇살 좋은 숲 속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도 조용히 들어보고, 솔방울 냄새도 맡아보고, 막힐 것 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본다. 그러곤 정아는 말한다. '이제 좀 살 것 같다'고. 그리고 하경도 웃는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도 뭔가 힐링이 됐다. 생각해보니 나는 나만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힐링법이... 나에게도 있던가?
첫 에피소드 제목이 마음 내다버리기인 만큼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주말에 보기 딱 좋다. 요즘 지루한 나의 일상을 깨버릴 계기가 필요했는데, 모니터로나마 작은 계기를 만난 것 같다.
J가 H에게 묻다
J_갑자기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그렇다면 어디로 가고싶었는지..
H_내 최종 꿈이 여행 유튜버라 항상 여행에 목마르다. 요즘은 예전에 갔었던 여행지를 다시 가고 싶다. 유럽도 좋고, 일본도 좋고. 너무 오래 전에 가서 다시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업데이트하고 싶다.
J_여행에서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H_나는 여행하면 꼭 누구와 함께 가고, 그 누구와 꼭 붙어 다녀서 낯선 누군가와 이야기라도 나눈 적이 없다. 다음에 여유롭게 여행 가면 낯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J_템플스테이를 가본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H_템플스테이 가본 적 있다. 딱 한 번. 절에서 주는 음식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버섯 요리가 고기인 척하는 게 좀 열 받았었다. 거기서 난 알았다. 내가 육식주의자라는 걸. 템플스테이가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고깃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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