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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영화 추천] CODA 코다 감상

by 솔리닉__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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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포스터

 
코다
2021년, 음악의 마법에 빠질 시간! 가장 조용한 세상에서 시작된 여름의 노래! 24/7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는짝사랑하는 '마일스'를 따라간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기쁨과 숨겨진 재능을 알게 된다.합창단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일스와의 듀엣 콘서트와 버클리 음대 오디션의 기회까지 얻지만자신 없이는 어려움을 겪게 될 가족과 노래를 향한 꿈 사이에서 루비는 망설이는데…
평점
9.1 (2021.08.31 개봉)
감독
션 헤이더
출연
에밀리아 존스, 퍼디아 월시 필로, 에우헤니오 데르베스, 말리 매트린, 트로이 코처, 다니엘 듀런트, 에이미 포사이스, 존 피오르, 로니 파머, 케빈 채프만, 호세 군스 알베스, 오웬 버크, 아멘 가로, 멜리사 맥미킨, 에리카 맥더못

 


코다를 본 건 우연이었다. 친구들과 주말에 모여서 같이 시간을 보내던 중, 친구 한 명이 우리에게 이 영화를 같이 보자고 추천한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지나가다 제목만 들어봤었고, 나는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영화를 보았다.

 

모순되는 속성의 비극

 

상반되는 특성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 이야기는 언제고 내 취향을 관통한다. 그래서 혐오하는 관계가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로 발전하는 얘기가 좋다. 코다는 그런 내용과는 살짝 다르지만, 어쨌거나 거기서 발생하는 갈등이 계속해서 영화에 시선을 고정하게 됐다. 청각장애인 가족을 가진 어린 소녀, 그 소녀는 엄청난 노래 실력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줄곧 노래를 불러도 이 아이의 재능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조용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학교에서도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없었다.

 

사랑의 힘은 위대해

늘 그렇듯, 사건이 발생한다. 루비에게도 변화가 생긴다. 마일스가 합창부에 들자 그녀도 따라 들어간다. 그때 가족들의 가장이 아닌 10대 소녀로서의 모습이 보였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짐을 모두 짊어지기엔 루비는 어렸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이기적이라고 바라보는 부모님이 있었고 갈등은 더 깊어진다.


결국 루비는 가족들에겐 들리지 않는 소리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한다. 마지막에 꽉 닫친 결말까지 완벽했던 코다였다.



최근에 영화는 영웅 장르같이 CG가 뛰어나고 규모가 큰 영화만 봤었는데, 오랜만엔 잔잔하고 조용한 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자극적인 매운맛에 길든 장을 심심한 나물을 한 입 먹은 기분이었다.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를 보는 내내 루비의 행복을 기원하며 본 영화였다.


 

진한 감동을 주는 가족 영화


작년 이 맘때 심리 검사를 했었다. 나에 대해 알고 싶어서 찾은 심리상담소에서 전문가에게 직접 검사 결과에 대해 들었다. 검사 결과에 대해 다른 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하나 정확하게 기억나는 게 있다. 바로 '자극추구' 항목. 나의 자극추구 지수는 100이었다. 이 말은 상담사께서 새로운 걸 좋아하고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셨다. 맞다. 나는 새로운 게 좋고, 항상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

 

요즘 들어서 마음이 너무 안정되어서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생각하던 와중이었는데, 잘 됐다. 영화 <코다>를 만나게 되었다. 노래를 좋아하는 한 소녀의 성장 영화인가, 아니면 로맨스? 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니 진한 감동을 주는 가족 영화였다. '자극'하면 보통 섹슈얼한 걸 떠올리기 쉬운데, 그것도 물론 좋지만 눈물나는 '가족애'라는 자극이 내 마음 속에 깊게 울렸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나는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고 있는데, 오늘도 가족을 만나서 밥을 먹고 와서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가족이란 뭘까 생각이 들었다. 나의 가족은 개성 강한 네 명이 모였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 오늘도 점심 메뉴 고르는 데 한참 걸렸다. 우당탕탕 어찌어찌 굴러가고 있는 우리 가족. 근데 생각해보면 가족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힘들 때, 우리집이 힘들 때 우리 네 명이 모여서 흩어지지 않고 그 세월을 버텼으니.

루비네 가족의 이번 이슈는 막내딸 루비였다. 루비가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알아봐주는 선생님을 만나 대학을 가기까지 넉넉지 않은 형편에 쉽지 않은 이슈였을 것이다. 하지만 세 가족은 루비의 앞날을 응원해주기로 하는데, 이 가족들도 대단하다. 현실적으로 가족 사업에 지장이 있는 일인데, 기꺼이 대학 진학을 응원해주는 루비네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영화에서도 말했듯,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변화에 적응하고 홀로 서는 힘도 길러야 하는 것. 꿈을 찾아 보스턴으로 떠난 루비도, 남겨진 가족들도 변화에 적응하고 부딪히는 노력을 하려는 것 같아 보는 나도 용기가 생겼다.


만약 루비처럼 환경 때문에 알아차릴 수 없는 재능이 H에게 있다면 어떨 거 같은지?

내가 루비였다면 쉽게 용기를 못냈을 것 같다. 재능을 발견했다고 해도 그걸로 대학을 간다든가 하는 일은 가족들의 지지도 필요한데, 가족들이 그걸 이해할 수 없다면 용기내기도 설득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나중에 가서 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쯤에야 혼자 사부작사부작 시도를 해볼 것 같다.


루비가 이후에 어떻게 됐을지 한 번 상상해보자. 개인적으로 나는 투어를 도는 대스타가 되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수화로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그래서 농인들도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너무 멋있을 것 같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윤여정이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나섰고 주인공의 아빠역을 맡은 트로이 코처에게 시상했다. 트로이 코처가 정말로 청각장애인 배우라는 걸 이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영화를 감상하고 이 기사까지 나는 두 번 감동을 받았다. H도 혹시 알고 있었는지.

아무런 정보 없이 봤는데, 나도 감동을 받았다. 어쩐지 루비가 아빠한테 노래 불러주는 장면에서 딸의 재능을 느껴보려고 하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 뭉클해서 인상깊었다. 그런 연기는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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