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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넷플릭스 다큐 익스플레인 'K-POP의 모든 것'을 보고

by 송거부 202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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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 - 케이팝의 모든 것을 선택한 이유

H_나는 아이돌을 좋아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이돌을 좋아했는데, 나의 첫 오빠는 H.O.T.의 강타 오빠였다. 그리고 서른이 넘는 지금까지도 아이돌을 좋아한다. 특히 SM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SM 아이돌 계보를 쭉 이어서 지금도 좋아하는 중이다. 아이돌 음악이 좋고, 퍼포먼스가 너무 멋져서 헬스장 런닝머신 할 때 꼭 아이돌 무대를 보는 편이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이 내 전반적인 생활에 영향을 많이 끼쳐서 직업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좋아하게 된 다큐 익스플레인. 그런데 익스플레인에서 케이팝을 다룬 에피소드를 발견해 얼른 재생버튼을 눌렀다. 케이팝에 대해 정확하고 깔끔하게 분석한 것 같아 놀라웠다. 익스플레인 시리즈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케이팝의 좋은 점뿐 아니라 안 좋은 점까지 다뤄 더 마음에 들었다.

 

흥미로운 서두

이 에피소드는 처음부터 흥미로웠다. 비틀즈, 마돈나.. 다음에 서태지가 나온다! 갑자기? 마치 박효신, 아이유, NCT 같은 느낌인데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이 다큐를 다 보니까 여기에서 하고 싶은 말은 전설적인 아티스트의 탄생을 나열하면서 지금 핫한 BTS가 나올 수 있었던 서태지의 등장을 말했던 거였다. 누구나 아는 것을 말한 다음 조금 생소한 것을 소개하는 방식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미로운 것 같아 나도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POP의 문법

우리나라 아이돌의 문법에 대해 정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공감하며 봤다. 그 문법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첫째, 그룹 안의 멤버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리더, 랩퍼, 댄서 등등 그리고 막내는 그 자체로 역할이라는 말이 너무 공감됐다. 맞다. 아이돌 그룹은 겹치는 캐릭터가 있으면 안 된다. 각자 포지션이 있기에 조화를 이루는 거고, 캐릭터가 겹치면 팬들 사이에서 박터지게 싸우는 걸 많이 봤기 때문에 그 그룹에도 별로 좋지는 않다.

 

둘째,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맞다! 아이돌은 팬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애가 가장 민감하지 않나 싶다. 지금은 공식이 많이 깨지긴 했지만 아이돌의 연애는 치명적이다. 최정점을 달리던 아이돌이 연애로 인해 인기 순위가 뒤집히고 인기 흐름이 꺾이는 걸 많이 봤다. 연애뿐 아니다. 어린 연령층에 영향을 많이 끼치기 때문에 유흥, 음주운전, 도박, 마약 등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특히 조심해야 한다.

 

셋째, 해외시장을 겨냥한 영어 그룹명. 생각해보니 많은 아이돌 그룹이 영어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SM 음악들은 예전부터 한글 제목 뒤에 괄호를 치고 부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아 인상깊었던 적이 있는데, 그것도 해외 시장을 위한 거였겠지 싶다. 그리고 가사에도 영어로 된 가사가 꼭 포함되어 있다고 분석했는데, 그것도 맞다. 그래서 그런가 순 한글로 된 아이돌 음악을 만나면 더 반갑다.

 

공장식으로 기획된 KPOP 아이돌

KPOP 아이돌의 큰 특징은 철저하게 기획되어 나온다는 점이다. 이걸 다큐에서는 조금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기 때문에 더 완성도가 높은 아이돌이 계속해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이돌만 그렇겠나 싶다. 뭐든 상품들은 나오기 전까지 기획과 가공을 거치게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다큐에서도 꼬집었듯 계약 조건은 회사와 아이돌 양쪽이 윈윈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시 관심가는 주제를 다룬 건 집중이 잘 되고 이해도 잘 된다. 이번 익스플레인 다큐도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잘봤다. 내가 좋아하는 KPOP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이 나이 될 때까지 아이돌을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KPOP의 미래가 궁금해서라도 당분간은 더 좋아할 것 같다.

 


K-POP,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J_내가 기억하는 K-POP의 태초의 기억은 아마도 동방신기 데뷔 광고가 TV에서 나왔을 때다. 그전에는 아마 너무 어렸기 때문에 노래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무대를 봤거나 그랬던 기억은 희미하다. 그들은 잘생긴 얼굴로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다. 그때도 초등학생이었으니 상당히 어릴 때부터 케이팝에 나는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익스플레인 케이팝 앞부분에는 한국의 음악사가 어떻게 하여 급변하게 바뀌었는지 그 변화를 어떻게 계승하여 발전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급변에는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의 전후로 케이팝은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됐다.

 

어릴 때 엄마가 늘 하던 말이 있었다. 동방신기는 아무것도 아니고 H.O.T도 아무것도 아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파급력이 더 어마어마하다고 말이다. 더 과거이고 인터넷이나 통신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커서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어쨌거나 익스플레인 케이팝에서 역시 우리 어머니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이후, 그를 계승한 그룹 형태의 남자, 여자 아이돌이 나오게 되었다.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 그룹이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증명해주고 있다.

 

외국에 갔을 때, 한국 유명 아이돌 덕분에 대화를 쉽게 나눌 수 있었던 일을 기억한다. 그때 아 김구 선생님이 말한 문화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 생각했었다. (저급해 보일 수 있지만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국뽕이라는 단어를 잠시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외국에서 약간의 국뽕을 느꼈다. 내가 일군 무언간 아니었지만, 외국에선 실제로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이런 문화를 퍼뜨리는 것에 신기함을 느낀다고 하니까. 그래서 이상하게 많은 오해와 안티들도 많이 붙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대체 왜 케이팝일까?

나야 태어나 듣고 본 것이 케이팝이니 그 매력을 잘 알고 좋아했다지만, 피부색과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무엇이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까. 이런 생각을 케이팝을 좋아하며 많이 했었다.

 

그 원인은 생각보다 간단했고 그 이유가 이 다큐에도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와 그들이 좋아하는 이유 같았다.

 

케이팝을 파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화려한 퍼포먼스? 매력적인 보컬? 입이 벌어질 만큼 완벽한 비주얼? 이런 것보다 그 그룹이 함께일 때 나오는 시너지에 많은 사람이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말이다. 그 점이 외국에서도 먹힌 것이다.

 

실제로 케이팝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 번역을 하지 않고 한국어 그대로 사용하는 말이 몇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 내가 아는 것은 ‘맏이’, ‘막내’이다. 한국은 나이를 다른 나라와 다른 방식으로 센다. 그렇다보니 생긴 서열 문화에 멤버 각각 포지션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독특한 점 때문에 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 왔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넷플릭스 다큐에서도 막내는 막내라는 포지션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렇게 각각 여러 멤버들이 포지션이 있고 함께 있을 때 안개꽃과 장미처럼 빛나 보이는 것이다.

 

케이팝의 미래

과연 케이팝은 어디로 갈까? 외국에 현지화 그룹을 내는 것이 새로운 케이팝의 미래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고 그런 그룹이 현재 많이 데뷔를 한 상태이기도 하다. SM NCT의 한 유닛인 wayV와 JYP의 니쥬와 하이브엔터테이먼트에서도 일본 현지화 그룹을 준비중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만들고 수출 형식으로 외국에 기술을 전수해준다는 말은 그럴 듯 해보이지만 한국 사람들 입장에선 고개가 살짝 갸우뚱하게 된다. 뭐 구글 본사에 미국인만 있는 건 아니니까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한국그룹에 외국인 멤버가 있는 건 그렇게 이상한 게 아니긴 한데 구글이 한국에다만 무언가를 낸다는 건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이 다음은 어떤 형태일지, 케이팝을 인생에 대부분 함께해온 내 입장에선 궁금하긴 하다.

 

요즘 케이팝에 살짝 시들해있었는데 이 영상을 보면 새롭게 자극을 받은 기분이다 좋은 다큐를 추천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H의 질문 1: 아이돌 문법 중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아이돌의 연애는 아직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아이돌의 연애! 어떻게 생각하는지?

 

J의 생각: 예전에는 아이돌이 연애하는 건 당연히 안 돼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다. 뭐 그렇지만 늘 알 듯 그들은 늘 연애를 하고 들킨다. 예쁘고 잘생긴 아이돌이 한데 모여 같이 활동하는데 그 어린 나이에 연애를 안 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의견도 요즘 많아졌다.

 

나의 현재 생각은 사뭇 달라졌는데, 저렇게 힘든 아이돌 생활에 연애라도 하며 쉬든가 말든가이다. 대신 이건 내 생각이니까, 들키진 않았으면 하는 게 한 아이돌이 연애가 강제로 공개되면 팬덤 분위기가 엄청나게 어수선해지니까 말이다. 자발적인 공개연애는 아직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H의 질문 2: 나는 회사의 철저한 기획력으로 만들어진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공장식 아이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J의 생각: 짜임새 있는 아이돌들은 무대 보는 맛도 그들이 출연하는 자체 컨텐츠도 재밌다. 물론 너무 계산된 행동들이 아닌가 싶은 게 있는데 어차피 아이돌이 보이는 모든 것은 하나의 상품이라고 생각한다면 잘 만들어진 상품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품 얘기가 나와서 좀 더 다른 얘기를 하나 이야기하자면 나는 연예인은 이미지를 팔기에 상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본질은 사람이지 실제론 물건이 아니다. 그렇기에 소비자인 우리와 생산자인 그들 사이에 많은 충돌이 발생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문화에 나는 점점 케이팝에서 사실 멀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생기는 갈등을 보고 있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H의 질문 3: 나는 그룹내 포지션 중 비주얼 멤버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J의 아이돌 그룹 내 좋아하는 역할이 있는지?J의 생각: 나는 포지션보단 청순한 멤버를 좋아한다. 아이돌을 대부분 다 좋아해서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청순한 멤버가 있다고 하면 무조건 찾아보고 좋아한다. 너무 소나무여서 평생 안 바뀌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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