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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홀로리뷰

[책리뷰] 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 : 프로 덕질러들의 슬기로운 동거 생활 (내용 소개 및 감상)

by 솔리닉__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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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자취를 한지 만 4년이 되어가는데 무엇하나 제대로 정해진 게 없다. 집세는 계속 올라가고, 월급은 늘 평행선을 그린다. 물가는 폭등하고 돈 들어올 구멍은 열어보아도 들어오는 돈은 없었다. (무슨 청년지원은 기준이 애매하게 잘리거나, 월세 지원도 마찬가지였다!)

 

미래에 대해 고민할 때 늘 생각하는 건 즐거움 혹은 평온함이다. 그 안에는 당연히 의식주가 포함되어 있으며, 고민하는 것은 who 누가와 함께 살아갈 것이냐이다.

 

여기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여성 네 명이 있다. 심지어 나랑 같은 덕후이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강렬하게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줄거리

 

『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는 오랜 시간 덕질을 즐겨온 비혼 1인 가구 주인의 어느 날 찾아온 미래의 불확실함과 두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세 명의 덕후 친구와 함께 시작한 셰어 하우스 생활기이다. 셰어 하우스를 시작한 동기, 멤버들을 어떻게 모집했는지, 그리고 집을 찾는 모험, 그리고 일상의 동거 이야기까지, 네 명의 덕후 여성이 실제로 셰어 하우스 동거를 시작하게 된 전반적인 경험을 공유한다.

 

 

책리뷰

(책의 내용은 밑줄로 표시해두었습니다.)

 

일본인의 이야기라 우리나라와 완전히 같은 정서는 아니지만, 큰 흐름에선 고민하는 것이 거의 비슷하여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1. 혼자는 외로워

혼자가 편하다고 느끼는 가장 빠른 방법은 모임에 참석하기다. 그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면 저절로 혼자 있고 싶어진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는 혼자 있으면 너무 행복하다. 일요일부터는 살짝 외로워진다. 그런데 이건 출근하기 전날이라서 다른 감정과 겹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혼자는 외롭다. 정말로 아무도 없이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 같다. 혼자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불안정한 사람은 아니다. 혼자 있는 걸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남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여기 원고를 적은 후지타니도 비슷한 생각을 한 듯하다. 책속에 그녀는 오랜 기간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다가 헤어지고 혼자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자신과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결혼하고 싶지도 않고,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것도 지쳤다. 그 결과 그녀는 오래 알고 지냈던 덕후 친구들에게 셰어하우스에 대해서 제안했다. 인원이 네 명이 모이게 됐고 월세가 25만엔까지 커버가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혼자서 생활하는 거주 공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쾌적한 집을 고를 수 있었다.

 

2. 셰어하우스 매물이 없어..없다고!

 

그들은 매물을 구하는 과정에서부터 난항을 겪는다. 왜냐면 서류상 가족으로 엮여있지 않는 그들의 관계를 너무 가볍게 보는 사회 시선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친구들끼리 하는 셰어 하우스란 싸우고 우정이 깨져서 파탄 났을 때 집세를 내지 못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집주인에게는 걱정거리가 된다는 거다. 그래서 셰어 하우스를 할 수 있는 매물은 몹시 적다고. 그건 좀 아니지, 연인과의 동거나 형제끼리 동거도 파탄 나거든?

둘 다 전과가 있는 내가 하는 말이니까 틀림없다.(자랑은 아니지만.) 셰어 하우스가 가능한 집은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집보다 적다는 얘기도 항간에 떠돌고 있다. ‘사람이 많으면 강아지 이하란 말인가!’ 먼 산을 바라본다.

 

 

책 중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중간에 사람이 많으면 강아지보다 이하란 말에 아 이사람 덕후가 맞구나 싶었다. 어쨌거나 그러다 그들은 운이 좋게 문화적 하우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다음과 조건의 집을 발견한다.

 

-단독 주택 21만 엔(예산보다 저렴!)
- JR선(급행도 선다!) 도보 15분(허용 범위!)
- 방 다섯 개(남는 방 하나는 창고로 쓸 수 있다!)
- 거실 7평
- 방 크기는 4평, 3.8평, 3.5평, 3평(허용 범위)

 

구체적이고 여러 사람이 함께 살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야할 조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셰어하우스를 생각중이라면 저 조건을 참고해보세요!)

 

3. 셰어하우스는 얼마나 절약이 될까? 

 

여러 우여곡절 끝에 계약에 성공하고 입주한다.  훗날에 이 글을 쓴 후지타니가 얼마나 많이 돈을 절약했는지 비교하는 부분이 있다. 생각보다 많이 절약할 수 있는 거 같았다. 나도 모르게 그들이 부러웠다... 절반정도 되는 금액이 절약되는 듯 했다.

 

여기서 문제.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1인 가구 때와 셰어 하우스 생활을 하는 지금, 도대체 얼마나 절약했을까? 혼자 살 때의 집세 및 공과금 1개월분과 비교·검증해봤다.  

2018년 12월 
집세(인터넷 요금 포함): 8만5000엔+
공유 오피스 임대료:2만5000엔+
수도 요금:  2200엔+
가스, 전기 요금: 9000엔 
합계12만1200엔  

2019년 12월 
집세: 6만 엔+
수도 요금: 1800엔+
가스, 전기 요금: 5500엔+
인터넷 요금: 1100엔 
합계 6만8400엔

 

4. 공통된 덕후들의 평온함

 

그들은 각자 개인의 덕질 장르가 있지만 무언갈 열성적으로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통점은 연대하기 좋고 서로 취존하기 아주 편하다. 그들이 각자의 좋은 일을 축하하기 위해 고기파티를 여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로의 덕질 방송 녹화를 대신 해주거나 서로 감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덕후존을 만들면서 취향 이야기를 한다고 전하는 장면은 너무나도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셰어하우스살 때 꿀팁

 

1. 공금 만들기

 

일정 부분 한 달에 공금을 만들어서 필요한 물건들은 함께 분담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적인 부분이 덜 부담이 되고, 이걸로 서로 장을 보러 다녀온다고 한다. 공동 물건은 공금을 만들어 관리하는 부분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었다.

 

2. 냉장고 관리

 

공동 부엌을 사용하니, 냉장고 관리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식자재가 겹치지 않기 위해 자석 스티커를 만들어 자주 사용하는 ‘당근’, ‘파’, ‘돼지고기’ 등이 안에 있으면 냉장고에 붙여놓는 것이다. 앞으로 살 것, 있는 것과 없는 것 등 카테고리를 냉장고에 표시해두어 겹치는 식재료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한다. 이 부분은 셰어하우스가 아니어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식재료를 관리할 때도 냉장고에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기억하기 쉽지 않은데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을 거 같다.

 

3. 서로 너무 큰 의지 하지 않기

생각해보면 우리는 생활은 공유하지만 인생은 공유하지 않아서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하우스에서는 가족애나 연애 감정처럼 관계에서 오는 성가신 감정이 배제된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이 부분이다. 열림교회 닫힘버튼 같은 삶의 태도가 우리에게 필요할 때가 있다. 적당히 가까웠으면 좋겠지만, 그 이상 참견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감정이 아닐까. 서로 어느정도의 외로움은 달래지지만 그 이상 기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어렵지만 삶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결론

 

부모님이 기반된 가족이나 결혼이 아닌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이 사회에 생길 것이다. 그건 막으려고 해도 막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 느낀 감상은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이것은 아니다.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혼자가 편하다. 그러나 이번 계기로 셰어하우스가 미래에 내가 선택할 여러 거주형태중 하나의 카테고리로 들어오는 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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