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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다양한 리뷰

[리뷰/줄거리] 영화 <괴물> 감상, +스포 감상 전 주의사항

by 송거부 202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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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우리 동네에는 괴물이 산다”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괴물은 누구인가?”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평점
8.0 (2023.11.29 개봉)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타카하타 미츠키, 카쿠타 아키히로, 나카무라 시도, 다나카 유코

 

 

줄거리

 

싱글맘 사오리는 요즘 초등학생 아들 미나토가 조금 이상하다. 이상한 분위기에 말도 안 한다. 언제 한번은 집을 나간 줄 알고 찾아나선 길에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미나토를 발견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미나토는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용기를 내어 학교에 찾아갔는데, 학교 선생님들도 이상하다. 아무래도 담임 선생님인 '히로 센세'가 아들에게 해코지 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히로 센세는 억울하다. 교실에서 미나토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길래 말린 것뿐인데, 히로 센세가 때린 것처럼 상황이 돌아간다. 학교에서는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고 덮으려고만 한다.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감상 주의사항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감명 깊게 봤었다. 영화 <괴물>은 영화제에서 후기가 좋길래 기대됐었는데, 드디어 봤다. 2023년에 본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괴물'이라는 제목과 아이들이 정면을 쳐다보는 포스터가 잘 어울리지 않아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기 하루 전, 딱 한줄의 스포를 듣고 말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정말 아쉬웠다. 혹시나 영화의 내용을 모른다면 지금 이 순간 <뒤로가기>를 누르길 바란다.

 

 


딱 한문장, 딱 하나의 키워드를 듣고 안 듣고의 차이가 너무 컸다ㅠㅠ 너무 아쉽다.

영화를 보기 하루 전, 동새에게 영화 <괴물>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동생이 영화에 대해 검색을 했는지 '어린 배우가 LGBT에 대해 연기해서 유명하대'라고 딱 한 마디했다. '아 그래?' 라고 반응하고 성인도 아닌 미성년자 배우가 LGBT 연기를 하는 건 쉽지 않겠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하... 처음부터 미나토가 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고 보니까 그거 말고 더 있겠지싶은 생각에 어떤 빌드업이 있길래 이렇게 영화가 전개되는지 기대감이 커졌다.

결국 내가 알고 있던 것이 반전 아닌 반전이었고, 나는 김이 빠진 느낌이었다. 다들 너무 좋게 봤다고 그러는데, 아, 나는 그렇게 감동적이진 않았다. 너무 아쉽다.

타인의 시선


30대 중반인 나는 이제, 이미 학창시절과는 거리가 멀다. 어떻게 하면 연봉을 더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자산을 불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 나에게, 사춘기 시절의 예민함은 '그땐 다 그래'라며 대수럽지 않은 토픽이다.

그래서 그런가 미나토와 요리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아까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누구 못지 않게 예민한 사춘기를 보냈던 시절이 기억났다. 미나토와 요리.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얼마나 괴로울까. 좋아하는 친구가 있지만 말하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하는 미나토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씩씩하게 열심히 아들을 키우는 엄마한테 얘기해보지.

한편, 요리의 이야기도 마음 아팠다. 남들과 다른 아들을 인정하지 않고 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요리 아빠의 모습을 보고, 어린 요리는 얼마나 상처받았을지 가늠이 안 된다.

이렇게 나는 이미 어른의 시선으로만 미나토와 요리를 보는 게 어쩐지 묘하다. 그리고 나는 헤테로이기에 영원히 저 둘을 타인의 시선으로만 볼 수밖에 없겠지. 추측으로만 가늠할 수 밖에 없는 고민을 초딩들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조심스러우면서도 많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미나토와 요리가 내 조카라면 나는 어떤 어른을 하고 있을까?




평소 스포를 좋아하는 나로서, 이번 <괴물>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 이렇게 아쉬울 거면 앞으론 스포를 최대한 피하고 영화를 보자고. 아, 동생 잘못은 절대 아니지만, 많이 아쉽긴 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봤을 사람들의 감동은 나는 앞으로도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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