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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다양한 경험담

마케터 퇴사 후 반백수 5개월차 후기

by 송거부 2024.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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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행사 AE였다. 전직장에서 대리로 일했는데 올해 여러가지 일이 많이 꼬여서 지난 여름 퇴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지금은 소소하게 돈을 벌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원래 퇴사는 잦았어도 다음 이직처는 바로바로 구했었는데, 이번에는 안 그랬다. 무지성 퇴사를 해버린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진 않았다. 퇴사하고 나서 바로 내가 해보고 싶은 것, 이를 테면 유튜브 같은 것도 소소하게 해봤다. 그러면서 어느덧 만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와... 올해 마지막이 이럴줄은 몰랐는데, 올해 초의 나를 생각해보면 놀라운 미래의 나다. 암튼 반백수 5개월차에 깨달은 점을 공유해 본다.

 

나는 몸이 약하구나

퇴사 직전 나는 극심한 피로를 겪었다. 스트레스도 너무 많이 받았었고, 회사 일 자체가 너무 많아서 점심을 포기하고 잠을 택할 정도였다. 출근해서 버티고 앉아있는 게 목표였을 정도였다. 그런 내가 퇴사를 하고 나니 첫번째로는 너무 좋았다. 내가 자고 싶었던 잠 실컷 잘 수 있으니까.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체력이 약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잠을 좋아한다. 맘만 먹으면 하루에도 10시간도 잘 수 있는 인간이다... 아무것도 안 해도 하루에 기본 8시간은 자야 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전에는 출퇴근 하는 데에만 편도 한시간 반 정도를 썼으니, 게다가 9 to 6에 기본 야근도 두 세시간씩은 했으니, 내 몸은 약해질 대로 약해졌던 것이다. 미안해, 내 몸아. 몸부림쳤을 텐데 못 알아봐서.

 

그래서 지금은 이걸 받아들이고 유지보수하는 쪽으로 살고 있다. 운동도 적당히 하고, 잠은 정말 많이 자준다. 몸이 건강해야 머리도 핑핑 잘 돌아간다는 게 느껴진다.

 

 

세상은 꽤 발전했어

 

나는 원래 직장에서도 업무툴에 있어서 좀 앞서가는 편이었다. 전 직장 동료에게  techy하다는 말도 들어봤다. 노션이나 챗지피티 등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오면 써보곤 했었다. 그래서 이전 회사에서는 내가 노션을 좀 잘하는 편에 속했었다(올드한 회사라 그런 것 같긴 하다) 올해 5월쯤인가 회사 업무로 영어 번역을 나에게 시켰었는데, 너무 양이 많고 도저히 내가 쳐낼 수 없는 데드라인이라 챗지피티 유료버전을 구매했었다. 그렇게 챗지피티 유료버전과 첫만남을 갖게 되었다. 근데 그때는 서툴러서 업무에 그렇게 많이 챗지피티를 활용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회사에서 챗지피티 활용하는 사람도 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챗지피티 활용해서 일하는 걸 싫어하는 상사도 있었다.

 

암튼 챗지피티 유료버전이 좋다는 걸 알고는 있어서 그냥저냥 썼었는데, 퇴사하고 나서 제대로 활용중이다. 챗지피티 유료버전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한달에 3만 원 넘게 결제되는데, 그래도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있다.

 

최근 나는 콘텐츠 제작 일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챗지피티 덕분에 업무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요즘 하는 일이 콘텐츠 기획과 동시에 제작도 함께해야 하는 일이기에 시간이 꽤 빡빡한데, 챗지피티한테 내가 필요한 조건을 잘 말해서 원하는 기획 초안을 얻어내고 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모든 기획을 순수 100% 나 자신이 해서 시간이 오래걸렸다면, 지금은 절반정도는 챗지피티의 도움을 받고 있는듯하다.

 

세상은 꽤 발전했어2

 

요즘 하루에도 몇 시간씩 디자인과 영상편집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디자인툴과 영상편집툴 다루는 기술이 정말 많이 향상됐다. 이 부분은 정말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정도다.

 

그러면서 내가 느꼈던 건 굳이 정통 툴인 어도비 툴만 고집할 필요는 없어보인다는 거다. 왜냐하면 나는 디자인이나, 영상쪽에서 전문가는 아니기에 적당히 빠른 시간 안에 효율을 낼 수 있는 툴이라면 적극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디자이너가 아니기에 디자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미리캔버스나 캔바에 접속해본다. 그럼 예시 템플릿이 쫙 나온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이나 폰트 등이 보통 정해져 있어서 유료버전을 사용해보면 정말 신세계다. 요즘은 업무때문에 캔바 유료버전은 지원을 받고 있는데, 작업속도도 정말 많이 빨라졌고 퀄리티 또한 상승했다. 당연하다. 내가 전문가가 아닌데 아는 포토샵 기능으로 만들어봤자 얼마나 좋은 퀄리티가 나오겠나. 양산형 콘텐츠 디자인에는 이런 툴을 활용하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영상편집도 마찬가지다. 나는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트를 할줄 아는데, 할줄만 안다. 그러다보니 트랜지션이나 효과 넣는 부분에서는 정말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캡컷 유료버전을 구매해봤다. 그랬더니 트랜지션 넣는 건 너무 편해졌고, 자막 효과 넣는 것도 너무 편해졌다. 신세계였다!!

 

근데 내가 캡컷을 잘 못다루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디테일한 조정에는 프리미어 프로가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초안은 프리미어 프로로 작업하고 트랜지션이나 자막, 효과 등이 필요한 부분은 2차로 캡컷에서 작업한다. 작업속도도 빨라졌고, 퀄리티 또한 올라갔다.

 

결과론적이지만

 

퇴사하고 나서 수입이 줄어들고 불안한 건 맞다. 근데 아예 안 놀진 않아서 그런가 돌아보니 회사를 다녔다면 몰랐을 업무 스킬이 많이 는 것 같다. 시간적 여유가 되니까 이것저것 해보고 신세계를 많이 접했다. 그래서 지금의 업무 방식으로 이전 회사에서 일했으면 좀 더 잘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암튼 .. 근데 퇴사는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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