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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조연탐구생활

[조연탐구생활] 장금이의 스승복 - 장덕

by 솔리닉__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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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시간
월, 화 오후 9:55 (2003-09-15~)
출연
이영애, 지진희, 홍리나, 임호, 양미경, 견미리, 여운계, 박정수, 박은혜, 이도은, 이혜상, 전인택, 김도연, 이승아, 김민희, 이세은, 한지민, 전수연, 강정화, 박은수, 지상렬, 김혜선, 박찬환, 조경환, 이희도, 김여진, 맹상훈, 금보라, 신국, 최자혜, 엄유신, 김소이, 백현숙, 최진호, 권소현, 박정숙, 조정은, 정기성, 신종훈, 김현희, 이세영, 차수연, 트리니티, 김석옥, 손민우, 김희라, 노윤, 오협, 홍승범, 서진원, 서광재, 김승현, 백현숙
채널
MBC

 

안녕하세요. 많은 작품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 저는 조연에게 끌리는 병이 있습니다. 진짜 이름도 기억이 안 날 정도의 조연이나 이름도 모르는데 얼굴만 제 스타일이어서 기억에 남는 조연까지... 그런 조연들을 언제가부터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저라도 챙겨야 기억할 거 같아서요 ㅎㅎ....ㅜㅜ)

 

어쨌거나 이제부터 하나씩 천천히 제가 치인 조연 캐릭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물론 조연에게 치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지는 않습니다...

 

대장금

리뷰에는 스포를 포함합니다.

2003년부터 2004년 동안 방영된 대하사극으로 주인공 장금이 임금의 주치의 '대장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방영 당시 꽤나 열심히 봤었다. 지금 와서 다시 정주행을 해보니 어릴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내용이 와닿았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6년 전에 방영된 것인데, 내용은 요즘 방영을 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거 같았다.

 

리뷰를 쓰기 위해서 이곳저곳 찾아보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장금이의 수라간 시절이 인상 깊었는지 요리 드라마로 흔히들 알고 있지만 의술에 대해서 엄청 자세하게 나온다.

 

그때 당시엔 잘 느끼지 못했던, 지금 보니 상당히 흥미롭고 잘 몰랐던 캐릭터들의 리뷰를 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등장인물 중에 여러 인물들을 리뷰할 예정인데, 이번에는 장금이의 스승들 중에 장덕을 자세하게 리뷰해보려고 한다.

 

 

장금을 의녀의 길로 이끈 장덕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장금이는 스승복이 있다.

 

궁녀가 되기 전 어머니의 교육방식은 장금이 궁에서 고난을 헤쳐가는데 많은 도움이 됐고, 장금이의 대표적인 스승님으로 한상궁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상궁의 영재교육 덕에 장금이가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스승이라고 보기엔 약간 애매하지만 다재헌에서 만난 정운백도 그랬고 의녀가 된 이후에 신익필이 또한 좋은 스승이다.

 

나는 많은 스승들중에 장덕이 제일 좋다.

장금은 유황오리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관비가 되어 제주도로 귀양을 갔다. 어떻게든 한양으로 가야 하는 장금은 도망치지만 관리들에게 계속 붙잡힌다. 그때 창고에서 둘은 처음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나자마자 같이 도망치지 자고 하는데 장덕은 별 반응이 없다. 결국 계속 도망을 치다가 어느 정도 단념하게 된 장금은 그때 의녀가 되면 궁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덕은 그곳에서 가장 유명하고 유능한 의녀였다. 그런 그녀를 장금은 약을 비싼 값에 팔아먹는 사기꾼으로 오해한다.

 

알고 보니 그렇게 모은 돈으로 장덕은 봉천수를 만들고 있었다. 제주는 물이 귀해, 사람들이 짠물을 많이 먹어 탈이 많이 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덕은 장금에게 가장 좋은 의원은 사람이 병에 들지 않게 하는 의원이라고 말했다. 그로 인해 장금은 오해를 풀게 된다.

 

오해를 풀기 전 장금은 아프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직접 돈을 내고 약재를 구입했고, 한라산 꼭대기까지 가서 물을 구해왔다. 착하고 옳은 일이지만 그런 것으로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장덕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장금은 좀 더 세상을 넓게 보게 되었고 한 단계 성장했다. 그리하여 장금은 그녀에게 숙이고 들어가 의술을 배운다.

 

장금에게 숙제를 남긴다

 

장덕은 무엇보다 성격이 제일 매력적이다. 얌전하고 참한 여성을 선호했던 조선시대에서 호탕하고 입이 거칠다. 장덕이 처음 장금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도 자길 벌레보듯 해서라고 하니ㅋㅋㅋㅋㅋ

장금은 장덕 옆에서 열심히 의술을 익혔다. 그러다 한양에서 온 돌팔이 의원을 오해로 찾아간다.

그 돌팔이 의원이 장금이 다재헌에 있을 때 만났던 장운백이었고 오해는 어느 정도 풀게 된다.

그러나 장금이 복수를 위해 의술을 배우고 있단 사실을 알고 그는 분노한다. 장덕은 그런 장금을 위해 왜 안 되냐며 오히려 역성을 낸다.

 

장덕 : 왜 안된단 말이오! 나도 분노로 침을 들었소!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가 아니 라 사람을 죽이기 위해 침을 들었단 말이오!
정운백 :그게 의녀로서 할 수 있는 소리요?의술을 펼치는 자가 꿈에라도 가질 수 있는 생각이냔 말이오!
장덕 : 난 의녀이기 전에 사람이오! 사람이기에 가질 수 있는 분노를 제 몸에 병이 들었다고술이나 퍼마시는 사람이 알 수나 있겠소? 죽어지지도 않는 사람의 분노를 알 수나 있겠냐구!

 

그러고 난 뒤에 장덕은 정운백과 장금을 데리고 자신이 복수하고 싶었던 사람을 찾아간다. 고치는 법을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료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덕 : 저 자가 내 원수요. 난 저 자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의술을 배웠고
궁으로 갔소 또 저 자가 이곳으로 유배를 왔기에 제주의 의녀로 왔소.
저 자는 연산군조때 채홍사였소. 직책을 이용하여..
반가의 더구나 유부녀였던 내 어머니를 폐주 연산군의 여자로 들여보냈소.
어머니는 자진을 하셨고..
아버지께서도 끝내 그 화를 참지 못하고 자진을 하시자..
다음엔 우리 집안을 불경으로 몰아 몰락시키고 재산을 가로챘소.

 

나는 우리 집 노비에 의해 길러지고.. 관비가 되었소..
내가 사내라면 무술을 배워 원수를 갚았을 것이나.. 계집이기에 의술을 배웠소.
또 남들이 살리는 침을 배울 때 나는 살리는 침과 죽이는 침을 같이 익혔소.
남들이 살리는 약재를 배울 때 나는 살리는 약재와 죽이는 약재를 같이 익혔소.
그리고 지금 누구나 알아주는 의원이 되었소.
살려야 하오? 살려야 하니?

 

평생을 고민했지만 결국 장덕은 그자를 해치는 대신 의녀로서 병자를 살리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장덕 : 분노로 가득 차 궁으로 돌아가겠다는 네가 처음부터 맘에 들었다.
장덕 : 의술을 가르치자 그때 결정했어.
장금 : 제가 복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요?
장덕 : 아니. 너도 나 같은 고뇌에 빠트리려고.
정운백이라는 자의 말이 맞다. 분노로 가득 찬 자는
뛰어난 의원이 될 수가 없어. 나를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
분노로 인하여 의녀가 되었으나 분노와 의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분명히 온다.
이제 나의 고뇌는 너에게로 넘어갔다.
나는 네가 분노를 푸는 것과 의술을 이루는 것 두 가지 다를 이루기 바래. 그게 내 진심이다.

이 장면에서 장덕이 왜 그렇게까지 유능해질 수밖에 없었는지, 장금에게 의술을 가르쳐준 이유가 무엇인지 다 이해가 갔다.

관비가 궁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의녀가 되는 것이라고 극 중에 나왔으니 아마 장금은 어떻게서든 의술을 배웠을 것이다.

 

만약 장덕을 만나지 않았다면 장금이의 분노가 의술로 어떻게 풀어지게 됐을지 알 수 없다. 장덕은 장금에게 일종에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길의 이정표를 제시해준 셈이다.

 

자신의 고뇌를 장금에게 넘기고 본인은 실패했을지라도 장금만은 둘 다를 꼭 이루길 바랐다. 실제로 그 이후에 장금은 의술과 복수 모두를 놓치지 않고 해낸다.

 

장덕이 억세진 이유

장덕은 성격도 억세고 괄괄하지만 그렇게 된 까닭도 분명했다. 정종은 장금을 자신의 주치의관으로 명했고 그로 인해 큰 논란이 있었다. 장금은 어떤 선택을 할지 계속 고민했다. 그때 장덕은 장금에게 이렇게 말한다.

 

장덕: 주치의관을 하거라!
단 하루를 하더라도 해!

비록 원수를 갚기 위해 의녀가 되었으나 난 의술을
하는 동안에는 한눈을 팔지 않았다.

사람을 고치려 애쓰고 또 애썼어.
허나 아무리 애를 써도 나는 여인이었어

늘 병자들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한 채로 의술을 펴야 했고
고친다 해도 양반네들은 하룻밤 잠자리를 하는 것으로
내게 무슨 상을 주는 냥 했다.

하여 난 점점 더 거칠어지고 괴팍해졌지.
석녀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말이다.

내가 원한 것은 큰상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다.
다만.. 사내들처럼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그 자체로
나로 인정받고 싶은 것뿐이었다.

의녀도 의술을 위해 애쓰고 처방도 내릴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야 해.
여인도 의술에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서 잘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야 해. 넌 그만한 재주와 그만한 품성이 있어.

단 하루라도 해! 그러다 죽더라도 해!

 

특히 죽더라도 하라는 저 대사는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장금이를 오해하거나 말리거나 면박을 준다. 여자로서 할 만큼만 하라고만 했다. 같은 처지인 내의원 의녀들도 그랬다. 장덕은 같은 입장이어도 장금을 핍박하는 사람들과 달랐다.

 

장금이의 주치의관을 하라는 명을 받았을 땐 처음부터 끝까지 응원해준 사람은 아마 장덕이랑 민정호 신비(?) 정도였다.

 

장덕은 직업에 애착도 강하고 자부심도 느끼지만 저곳에서는 여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서러움을 겪었다.

장덕의 저 말은 지금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 뒤에 또 인상 깊었던 장면이 하나가 더 있다. 중전과 장금의 대화에서 둘은 어릴 때 이야기를 나눈다. 중전은 오라버니만 서당에 보내주고 자신은 보내주지 않냐며 어머니께 물었다 하고, 장금은 사내아이들과 어릴 적 어울려 토끼를 잡으러 가지 말란 말에 여인은 왜 안되냐며 물었다고 했다.

 

그 둘은 신분차가 있지만, 조선이라는 사회에 여성이라는 장벽에 부딪힌 각자의 사례를 얘기하며 서로에게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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